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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가고싶다, 영화촬영지, 버스따라 지하철따라

폴미쇼핑 2006. 4. 3. 11:19
한번쯤 가고 싶다, 영화 속 그 장소
버스따라 지하철따라

 


 


우리는 가끔 영화 속에서 서울을 만난다.
영화 주인공들이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고, 살아가는 그 곳, 영화 속 서울은 아름답다. 가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스쳐가는 장소이기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친근하다.
그러나 가끔은 영화 속 그 장소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마음만 먹는다면 지하철을 타고 그 곳에 다다를 수 있다. 영화 주인공은 아니지만,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서울의 곳곳을 누비는 재미도 색다를 것이다.

와일드 카드 - 녹사평역

“여기 우리나라 맞아?”
현직 형사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화제를 모은 영화 ‘와일드 카드’. 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 중 하나가 지하철 역이다.
바로 6호선 녹사평역. 주인공 방제수(양동근)가 짝사랑하는 강나나(한채영)에게 구애하고, 그러다 소매치기를 보고 쫓아가는 장면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녹사평 역은 상당히 아름답다. 전체적인 구조도 멋지지만, 볼거리도 충분하다.
지하 2층에는 유리공예작가 최범진, 안혜경씨의 ‘교렴’을 비롯하여 다양한 미술작품이 배치돼 있어 미술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영화에서는 방 형사가 강나나를 쫓아가는 장면에서 뒷배경으로 살짝 모습을 비췄다.
또 돔 형식으로 만들어진 유리지붕과 시원하게 허공을 가로지르는 에스컬레이터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덕분에 영화뿐 아니라 각종 CF와 화보 촬영이 이뤄지기도 한다.
녹사평 역 주변에는 용산가족공원과 전쟁기념관 등이 있어 겸사겸사 들러볼 만하다.

교통 : 지하철 6호선 녹사평 역

품행제로 - 정독도서관

80년대 청소년들의 사랑과 영웅담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품행제로. 주인공으로 분한 류승범의 연기가 일품이었던 이 영화에 품행이 바른 친구들에게나 어울리는 도서관이 등장한다.
종로구 화동에 위치한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은 밉지 않은 불량 청소년 중필(류승범)이 모범생 민희(임은경)의 마음에 들기 위해 본의 아니게 찾게 되는 장소로 나온다. 이곳에서의 중필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게 보이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영화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정독도서관 앞 벤치는 바로 이들의 첫 키스 장소. 영화에서는 이 장면에 종소리를 삽입해 이들의 풋풋함을 강조한다. 정독도서관은 분명 학업을 위해 방문해야 하는 곳이지만, 영화 속 이들처럼 임과 함께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특히 벤치 지붕을 덮는 등나무는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 지대가 높아 내려다보는 서울경치도 아름답다.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풍문여고 끼고 우회전 도보 10분
홈페이지 : http://www.jeongdok.or.kr/

스캔들 - 남산골 한옥마을

한류스타 배용준이 안경을 벗고 조선시대 사대부로 변신했다. 그것도 바람기 많은 선비로 분해 많은 팬의 애간장을 녹였다. 2003년 개봉한 ‘스캔들-조선남여상열지사’. 이 작품은 배용준의 등장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모았지만 그 이상의 매력을 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름다운 색상의 한복과 한옥. 분명 우리의 것이지만, 영화 속 장면들은 친숙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됐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7,934㎡(2,400평) 대지 위에 서울의 팔대가 중 하나였던 박영효 가옥으로부터 일반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전통한옥 다섯 채를 옮겨놓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조원(배용준)이 규수 집의 담을 넘다 인호(조현재)와 마주치는 장면 등에서 이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원이 숙부인(전도연)을 매몰차게 내치던 곳은 박영효 가옥에서 찍었다.
어느 날 문뜩 예스러운 풍경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지체 말고 떠나보자. 교통도 편하고, 분주하지 않은 골목을 걸으며 한결 차분해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교통 :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

 

광복절특사 - 서대문형무소

우리나라 교도소 영화의 단골 촬영장소는 단연 서대문형무소다. 2002년 개봉한 영화 ‘광복절특사’도 이곳을 거쳐갔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메인카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광복절특사로 석방될 수 있었던 두 사람이 하루 먼저 탈옥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나오려고’ 애쓰는 영화가 아닌 ‘들어가려고’ 애쓰는 설정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준공돼 수많은 애국지사가 고문을 받거나 숨을 거둔 장소로 유명하다. 3.1운동에 앞장섰던 유관순 열사도 이곳 지하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현재 청사 지하는 고문실을 재현하고 있는데, 전시물과 고문소리가 섬뜩하게 들려 그때의 고통이 전해지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에서 조금 벗어난다면 이곳 주변은 부담없이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이 많다. 특히 역사관 뒷길은 색바랜 담장과 담쟁이덩굴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독립공원도 구경할 만하다.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5번 출구

 

 

아는 여자 - 잠실야구장

“야구공을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돼요?”
장진 감독의 재치가 100% 녹아난 영화 ‘아는 여자’. 야구선수 동치성(정재영)은 아는 여자 한이연(이나영)의 말을 떠올리며 경기 중 볼을 관중석으로 던진다. 역전할 수 있었던 경기는 패하고, 치성은 감독과 동료의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시한부 인생 주인공과 사랑이라, 슬픈 영화의 공식처럼 뻔할 것 같은 영화는 중간 중간 의외의 상황과 대사를 던지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이 야구선수인 만큼 영화 곳곳에 야구장 씬이 등장한다. 감독은 야구장 촬영장소로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잠실운동장 내 잠실야구장을 선택했다. LG와 두산의 홈구장인 이곳은 해마다 야구시즌이면 팬들의 응원소리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초록 잔디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경기가 없는 날 야구장 주변을 걷는 재미도 못지않다. 근처에는 한강공원 잠실지구가 있어 마음이 답답할 때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돌아볼 수도 있다.

교통 :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7번 출구


하이서울뉴스 / 조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