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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땐 세입자에 물어보세요.

폴미쇼핑 2006. 7. 3. 16:26

집 살땐 세입자에 물어보세요

 

올해 초 경기도 부천 중동신도시 38평형 아파트를 매입한 최 모씨는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서울 신도림동 24평형 아파트에 살다가 아는 사람의 소개로 집을 팔고 중동 신도시로 이사했다.

"급전이 필요해 헐값에 내놓는 것"이라는 중동 아파트 집주인의 말과 "저평가된 아파트가 올해부터 대폭 오를 것"이라는 중개업자의 감언이설에 혹해 성급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최씨는 "중동아파트 집주인이 5000만원이나 싸게 내놓는 것이라는 말을 중개업자가 확인해 줬는데 알고보니 시세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었다"며 "세입자들이 교통이나 교육 여건이 떨어진다고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 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뜸한 가운데 집주인과 일부 중개업자들의 말만 믿고 집을 샀다가 후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주인ㆍ중개업자 등 거래 당사자보다는 주거 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세입자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분당 내송공인 공영규 사장은 "매도자들은 단지 여건 등 아파트에 대한 정보 가운데 좋은 것만 매수자에게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집주인의 얘기는 참고로만 하고 인근 중개업소 여러 곳과 세입자에게서 객관적인 정보와 집값을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들은 집주인들의 집값 담합 여부도 알려 줄 수 있어 매수 희망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

최근 집값 담합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도시에서는 세입자들이 집주인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일산 A아파트 한 세입자는 "부녀회들이 집값 담합을 매수자에게는 숨기려 하지만 세입자들은 과거 아파트 가격과 현재 부풀린 가격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같은 아파트에 대해 집주인과 세입자가 전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세입자 말을 골라 듣는 지혜도 필요하다.

사당동 S중개업소 사장은 "실제 생활에 불편한 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세입자 가운데 상당수는 자금 여력이 안되거나 집을 사는데 회의적인 만큼 집 구매에 대해 나쁘게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