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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든 일 뭐든지 대신한다

폴미쇼핑 2005. 9. 8. 14:14
 

… “어렵고 힘든 일 뭐든지 대신한다”

“불경기 모르겠다”

서광원 기자 (araseo@joongang.co.kr)
 

 

기도 분당 이매동에 위치한 한방 백숙 전문‘행자골’의 김혜경(45) 사장은 몇 달 전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부수입’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메뉴 특성상 주문 배달을 할 생각을 못했는데 ㈜입안에 행복이라는 회사에서 주문과 배달을 해결해 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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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은 “메뉴당 3만5,000원으로 비싼 편인데도 많을 때는 하루 10마리까지 나간다”며 “수입도 쏠쏠하지만 배달로 맛을 본 손님들이 가게로 찾아오는 비율도 꽤 된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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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행복/음식 주문·배달 원스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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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지속적인 불황으로 경제 전반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틈새형 대행(代行)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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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행복(1577-3060)도 그런 경우다.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주문 대행과 배달 대행. 4만여 가구 정도가 밀집된 주택가에 자신들이 선별한 음식점과 주요 메뉴가 들어간 고급 책자를 배포한 뒤 자체 콜센터를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음식점에 통보해 주고, 주문받은 음식을 배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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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주는 곳은 있었지만 오프라인에서 광고 책자를 기반으로 주문과 배달까지 해 주는 곳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배달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 예상 외로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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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은 색다른 방식으로 배달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곳은 10~20대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지 않는다. 박형진(45) 사장은 “30세 이상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어야 하며 경승합차를 자신의 소유로 가지고 있는 사람만 배달사원으로 뽑는다”며 “택배회사 근무 경력이 있는 이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서비스 질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근무 이탈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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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값싼 음식을 배달하지는 않는다. 최소한 2만원 이상의 요리여야 하고 맛이 보장돼야 한다. 박사장은 “지금까지 배달은 중국집 메뉴나 치킨·족발 등이었지만 우리는 유황오리·백숙 등 이전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요리를 배달하기 때문에 호응이 좋다”며 “의외로 불경기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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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되지 않아 고민인 음식점주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호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 이매동 지사의 경우 월 매출은 5,000여 만원선이고 순익은 10~20%선이다. 지난 4월 분당에서 시범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성공적인 운영에 힘입어 서울 수지·경기도 일산·부천 중동·수원 영통 등지로 지사를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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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박형진 사장의 이력. 박사장은 얼마 전까지 삼일회계법인의 자회사이자 코스닥 등록기업인 삼일인포마인의 대표이사를 지낸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전에는 시큐어소프트 사장과 해커스랩 사장을 지낸 IT분야 전문가다. 그는 “의외로 가능성이 많아 보여서”라고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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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은 “내년 말까지 30개 정도의 지사를 통해 월 100만부의 고급 요리잡지를 발행하겠다”면서 “조만간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이와 연계하는 마케팅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치공장과 제휴를 맺은 뒤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자체 택배 조직을 이용해 배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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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서류닷컴/골치 아픈 이혼 퀵서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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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남녀가 결혼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보다 더 힘든 일은 이혼이다. 얼마 전 박모씨는 결혼 4년 만에 아내와 이혼을 했다. 주변에서는 “이혼하는 것도 꽤 골치 아픈 일”이라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이혼 절차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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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친구의 권유로 ‘컨설팅’을 받은 그는 “협의이혼을 하자”는 데 부부가 동의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혼에 ‘성공’했다. 이혼 대행업체 덕분이었다.과정은 간단했다.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을 하고 수수료 10~11만원을 송금한 박씨는 4시간 뒤 각종 이혼서류를 퀵서비스로 배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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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부부가 서류에 도장을 찍어 법원에 제출하자 법원은 협의이혼인지 확인하고 ‘절차’를 끝냈다. 박씨는 “서운할 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돼 얼떨떨했다”고 털어놓았다.현재 온라인상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이혼서류닷컴(divorc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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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의 김영훈 실장은 “이혼을 하는 이들을 보면 이혼 자체도 스트레스지만 절차 등을 몰라 허둥지둥하면서 겪는 정신적인 고통도 만만치 않다”며 “의외로 소개를 통해 오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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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인데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 신경이 쓰인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서류 배송은 하루 3~4건 정도. 자세한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꽤 알찬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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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센스/환상적인 프러포즈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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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의 토요일. 8년 간 사귀어 온 여자친구 김범주(27)씨와 함께 과천 근처 백운호수로 드라이브를 간 황득(31)씨는 호수 근처 레스토랑에 들렀다. 차를 마시고 있으니 주변의 한 테이블에서 생일 이벤트를 한다며 멋진 장식물을 꾸미고 있었다. 김범주씨의 눈길이 자주 그쪽으로 옮겨갔다. 부러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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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순간 황득씨가 선물이라며 작은 상자를 여자친구에게 건넸다. 상자에 든 것은 헤드폰. 그걸 머리에 쓰자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사랑하는 범주야…”로 시작하는 황득씨의 음성이 전해졌다. 김범주씨를 향한 프러포즈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감동받아 눈물을 글썽이던 그녀는 이내 옆 테이블에서 준비하고 있던 이벤트가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고 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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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잠시 뒤 레스토랑 바깥 잔디밭에서 황득씨는 몰래 연습해온 트럼펫을 연주한 뒤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청혼을 하는 그들 주위는 온통 불꽃으로 뒤덮였다.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었지만 예상치 않았던 감동에 그녀는 어쩔 줄 몰랐다. 남자친구인 황득씨가 열흘 전부터 그녀 모르게 준비한 행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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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프러포즈 대행사’로 부르는 ㈜러브센스(lovesense.com)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감동적인 프러포즈 이벤트를 해 달라는 남성 고객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감동을 받을 만큼 멋진 프러포즈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48만원에서 60만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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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비싸 보이지만 경험자들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준비하는 데만 1~2주일이 걸리기도 하지만 여성들의 감동은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강정웅(29) 사장은 “여성들의 발언권이 세져서 그런지 최근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인 프러포즈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요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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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장은 또 “반드시 감동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일을 끝내고 나면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강사장이 지금까지 감동시킨 커플은 3,800쌍에 이른다. 요즘도 한 달 평균 90여 쌍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강사장이 올리는 매출은 월 6,000만원~7,000만원. 현대산업개발에 다니다 1999년 창업한 그는 “불경기를 모르겠다”고 말했다.